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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초등학교시절 모로코에서 약 2년의 점심시간을 매일 축구로 지냈고, 한국에 가서는 남자애들과 축구를 하고 8자 줄넘기 대회도 나갔으며, 우리 반도 상당히 상위권 피구팀이었는데 (상도 많이 탔고 도대회 3등도 했었다!) 우리 반에서도 평균은 했었다. 케냐에 나간 후 중학교를 다닐동안은 배구, 축구, 농구를 했고 남아공 가서는 배구 팀에도 붙어 경기도 많이 치뤘었고 작년에도 축구팀에 붙어 인도로 원정까지 갔었다. 


 이렇게만 보면 대단한 것 같지만... 나도 내 자신을 대단하다고 믿고 싶지만(큽..)...... 외국에서 운동 잘하는 애들은 원래 이런 테크를 타는 것 뿐만아니라.. 진짜로 이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오히려 사춘기를 지나고 나니 유전자, 나라 차이라는게,.. 더 확실해지더라. 어느정도는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눈앞에서 그걸 보면 진짜 어이없을 정도로 진짜ㅋㅋ 그냥 차이가 난다. 체격은 물론이고 파워도. 그동안은 그래도 오기로 커버했고 할 수 있었는데 만 16살이 되면서 더이상 Junior Varsity팀을 지원할 수 없으니까, Varsity를 지원해야 하니까 갭도 더 크고 진짜로 여기 이 포스트에 나와있는 느낌이다. (<<링크) 나보다 대충 공을 치고 거의 처음하는 애들이, 힘이 좋고 체격이 되니까 그냥 잘 될 수밖에 없는 거다. 사실 마음같아선 트라이 아웃(몇일~주일간 학생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지켜보며 팀을 골라내는 기간)을 끝까지 가고 싶지만 그냥 오늘 (참고로 개학일임ㅋ 개학일부터 배구오디션봄ㅋ;;) 가고 나서 그냥 기가 죽은 것 같다. 작년에 배구팀 붙었으면 좋았을 텐데, 진짜 다른 운동은 몰라도 배구는 잘한다고 믿었기에 작년에 떨어진 것이 정말 충격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하는 운동 중 그나마 제일 잘 하는게 배구인데, 작년에는 정말 JV를 붙을 자신이 있었기에, 그 전 해에도 JV를 이미 한 번 했었기에, 그런고로 붙을 능력도 되었기에 트라이아웃도 꺼리낌없이, 후회없이 했었고 팀에 못붙었을 때 정말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정말 실력은 마땅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는 다른게, 작년보다 오히려 실력은 더 늘었지만 Varsity레벨은 원래 넘사벽이라고 느꼈어서 그런지 애들 정말 잘한다. 그냥 잘하는게 아니라 진짜, 정말로 잘한다. 진짜 넘사벽이다. 


그래서 그냥 내일부터 배구 못 나갈 것 같다. 오기로 하려면 충분히 하고도 붙을 가능성이 없지않아 있지만, 친한 친구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내 능력으로는 붙어도 폐만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트라이아웃동안 느낀것도 그랬다. 팀을 짜서 하는 연습도 있기 때문에.. 남을 의식하는 내 성격이 더 내 앞을 가로막는 것일 수도 있고 사실은 내가 그리 못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냥.. 오늘 넘사벽을 느낀 것 같다. 넘사벽 뿐만 아니라, Varsity는 진짜 차원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11학년이 되어 팀에 지원하려면 배짱(과 조금의 유전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등등 예전엔 별로 신경 안썼던걸 느낀 것 같다. Junior Varsity때는 정말 즐거워서 했었는데,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경쟁이 아닌 재미있어서 했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배구는 진짜 재밌는데... 6학년부터 10학년들한테 진짜 마음을 담아 말하는 건데, 스포츠는 즐거울 때 해라. 나중에 가면 후회한다.


그래도 오늘 tryout은 힘들고 내가 내 자신을 의식해서 좀 더 멘탈적으로 힘들었고 후회스럽기도 하고 그랬지만 배구를 하는 것 만큼은 즐거웠다. 내일 안가면 후회하겠지만 내 학교성적을 보면 오히려 이게 더 나은 것일 수도 있다. 그냥.. 그래도 배구는 마지막까지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배구는 즐거웠다. 재밌었다. 배구. 여러분 배구 하세요. 배구 한건 못 잊을 것 같아. 내일 배구 안가는것도 두고두고 후회하겠지. 안하는게 나한텐 더 나은 길이라고 느끼는데 슬프다. 배구는 그만큼 재밌습니다. 언젠간 배구 안한거 돌아보면서 울 것 같은데 그냥 어쩔 수가 없다. 2주동안 실질적으로 이미 기본기가 있는 배구 플레이어가 이미 실력있는 배구 플레이어들을 이기기에는 내가 체력도 약하고 힘도 약하기 때문에.. 2주동안 학교공부를 버리고 한다면 할 수 있지만 아니면 불가능한거다. 지금 사실 하루 한 것 뿐인데도 죽을 것 같다.


+) 오늘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온 후 컴으로 대화하던 한 사람한테 평소보다 힘없는 말투도 쓰고 그냥 피곤하게 썼는데 눈치채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기분은 사실 졸라 짱 쎈 전염병이라서.. 한번 퍼트리면 주워담기 어렵다.


..그래도 한번쯤은 우울한 게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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